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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·25 때 남의집살이한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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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19-04-25 10:43 조회511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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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con_arrow.gif 6·25 때 남의집살이한 이야기
줄거리 : 6?25때 남편은 군대로 가고 혼자 애들 셋을 데리고 피난 나오다 오산에서 봄과 여름에 걸친 몇 달을 살게 되었다. 방을 구하긴 구했는데 그 집은 방을 주는 대신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해서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. 쇠죽 쑤고 밥하는 부엌 살림부터 바느질에다 콩 심고 팥 심는 농사일까지 두루 하면서 고생하고 있는데 남편이 찾아와서 서울로 다시 갔다. 애들을 난리 중에 잃어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다. 더욱 자신이 있는 곳을 몰랐는데도 남편이 어떻게 알고 자신을 찾아와서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 것이 좋았다고 한다.

옛날에 피난 나가는데, 6·25때 피난 나가는데 어디로 갈 데가 있어? 그냥 사람은 죽 많이 밀려오고. 갈 데가 없어. 한강 다리 철교 건너오는데 사-람이 많아서 건너올 수가 있어? 그냥 그것만 끊어지면 못 가는데. 그걸 그래도 안 끊었어. 안 끊어서 건너가는데 이 애들 잊어버린 사람도 많은데 나는 애들 셋을 데리고 가는데 하나는 업었지, 둘은 양쪽에 붙들었지, 놓치면 잊어버리지, 못 찾으니까. 못 찾어. 보따리 하나 였지(머리에 이고 간다) 애 하나 업었지 그래 가는데 사람 무척 많은데 그래도 안 잊어버렸어.
우리 애들 붙들리고 그래서 그냥 나가는데 뭐 해가 설핏하면 어디 가 잘 궁리지, 뭐. 어디 가 자야 하는데 잘 데를 알어야지.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자는데, 뭐 애들하고 어디 꼼짝을 해? 그래 어디 들어가서 좀 여기서 쉬고 간다고. 그래라고. 그래 쉬고 가고 저녁은 해 끓여 먹고 아침에 밝으면 애들하고 갈 궁리야. 가야만 하는데 뭐 어디로 가? 갈 곳이 있어?
어떻게, 어떻게 오다 여기 저 거기가 어디야? 거길 또 잊어버렸네! 오산! 오산까지 왔어. 오산 와서 피난하는데 오산 장에서 피난민 무-척 죽었어. 그냥 그 폭격을 했기 때문에 소구 사람이구 아주 시장을 씰었어, 씰었어. 그런데 잘 데가 있어? 남의 헛간에서도 자고 그냥 낭구깐에서도 자고 그랬는데 아이구, 무서워서 잘 수가 없네!
그래도 인저 어떻게, 어떻게 지내서 봄이 됐는데 그냥 그 낭구깐에서 자는데 쥐가 버석거려도 무서워 죽겠고 뱀이 들어오는 거 같고 죽겠네. 잘 궁리나 하구 그래. 어디 방이라도 흙방이라도 하나 얻었으면 좋겠는데. 거기는 흙방이야, 방이. 어떻게 흙방인데 피난민더러,
"아 여보, 방 하나 얻을 데 없나요? 이 애들하고 광에서 자니께 못 살겠네요." 그랬더니,
"절-루 올라가 보라."고
"거기는 우리 아무개도 거기서 있다가 잠 한숨도 못 자고 온다."고 그래.
그래서 인저 가 보자고 그랬더니 방은 있는데 흙방이야, 흙이야 전부 흙이야. 그래 그거를 주먼 뱀은 안 들어오잖어? 그래서 인저 거기서 인저 이거래도 달라고 그랬더니 그 영감네 그 주대. 그 멍석 있잖아? 나락 너는 그런 멍석 그걸 하나 깔아 주대. 아 그 깔아 주는데 거기서 자는데 세상에. 그 집에 들어가면 뭐 일을 못 해서, 그 할멈도 그래.
"나는 저 사람을 두되 우리는 일이 많은 집이니까 일을 해야 준다." 그래.
"아이, 주기나 하세요. 할 테니까." 그랬더니 인제 방을 하나 줬어. 멍석 하나 깔아 주대.
그래서 그것도 고마워 가지고 그냥 애들하고 보따리 여다가 거기다 놨더니. 세상에나 벼룩도 그런 벼룩은 첨 봤어. 이불을 폈어. 멍석이니까 이불을 폈는데 벼룩도 그런 벼룩은 첨 봤어. 이불을 죽 폈더니 불개미도 그런 불개미가 어딨어? 새-카맣게 기어올라와. 그게 개민 줄 알고 그냥 이러고 비비도 안 죽네! 이눔의 게. 응, 그거 벼룩이야. 그래서 주인한테,
"아주머니, 아주머니, 여기 저 뜨듯한 물 있어요?" 했더니,
"저 부엌에 들어가 보라."고. 그래 그 부엌에 들어갔더니 이 저 이만한 바가지도 있고 그래. 거기서 뜨거운 물을, 그 집에 소를 부려 뜨거운 물을 퍼다가 쓸어 담았어, 거기다. 세상에 첨 봤어. 씰어 담았어. 씰어 담았어. 뭐 할 수 없어. 뜨거운 물 또 떠다 또 쏟아 붓구 또 쏟아 붓구 씰어 담았더니 한참을 하니까 그 벼룩이 덜 오더라구 그래 내가 씰어 담았어. 며칠 있은께 덜 오더라구. 그래도 우선 버서 거리지를 않으니까 좋지, 뱀 들어올까 봐 걱정 없지.
그래 저 주인더러,
"아이, 무슨 종이래도 있으면 하나 주세요." 그 문은 있으니까 그 저 발른다고.
"종이 쪼각 아무 거나 하나 주세요."
그래 발러서 발르니까 뱀 안 들어오고 버서 거리지 않으니까 좋더라고. 그럭하구서 3월인가 3월 4월 5월 6월 7월까지 다섯 달인가 여섯 달을 살았어.
안 해준 것이 없어, 내가. 첨에는 쪼끔만 내가 쉴라 하면 벌써 이만해.(입이 나왔다) 성이 나.(성이 나서) 그래서,
"아주머니, 뭐 할 거 있어요?"
"아이, 뭐 할 거 많다!"
새벽같이 일어나서 씨래기 죄 해주고 마루걸레 죄 치워 주고 집안 죄 치고. 뭐 그 집 식모래도 그런 식모는 없어. 잠자는 게 좋으니까 그래 하다 못해 쇠죽까지 다 쒀 주고 그 집 할아버지 일찍 나오대, 쇠죽 줄라고.
그랜께 하루는 물길어다 붓고 그냥 뭐 집안 다 치워 주고 이제 밥꺼정 허라고 그래. 그래 밥쌀을 내주길래 내가 밥을 하니까 우리 밥은 하지 말래. 내가 꼭 우리 밥을 해 먹어, 쌀루. 하니까 하지 말래.
"아 일은 그렇게 하는데 밥은."
"왜요?" 그랬더니 그래도 양심은 있어, 그 할머니가.
"일은 그렇게 하는데 무슨 밥을 해요? 하지 말아요."
그래. 네 식구가 얻어 먹잖어? 애들이 셋이구 나꺼정 넷이지. 그래 반찬 죄 얻으러 다니고 그냥 그랬는데도 나는 하나도 안 얻어다 먹었어, 그 집 일해 줘서. 이 저 여름에 일꾼들 배고프면 밥을 해 먹이라고 그래. 쌀을 내 달라고 그랬더니 쌀을 내 주고 가고 그래. 쇠죽도 쑤러 가고 그래 쇠죽 쒀 놓고 밥 떠놓고 그러면 내려오더라고. 그 쇠죽을 지러 오구, 애가. 쪼끄만 애가 있어.
그래 바느질을 하라고 그래. 바느질거리 내 노라고 그랬더니 영감 저 등걸 잠뱅이 그땐 그 등거리가 많어. 잠뱅이도 하고. 적삼 그런 것도 하고 바지 이런 거 죄 하라고 그러대. 그래 내 노라고. 옛날에 왜 애들 치마바지 있잖아? 그런 걸 해 입더라고, 늙은이가. 그래,
"아이, 이걸 어떻게 해 입어요? 이런 걸 어떻게 입어요?" 그랬더니,
"그럼 어떻게 해?"
"아이, 인주세요. 내가 인주시면 내가 해다 드릴께요." 이랬더니 그 광목을 내 놓대. 그래 그 광목을 죽죽 찢어설랑 그 바지를 풍채(풍차)바지를 잘 해줬어. 아이 그래,
"이걸 입어보세요."
그래 이건 밑이 안 벌어지고 착 붙으니 얼마나 좋아? 그래 그 바지를 세 개나 해 주고, 말러서. 영감님 고의적삼도 해 주고 두루매기까지 죄 하라고 그래. 이 저 밥은 (주인 할머니가) 못다 이고 가면 나도 이고 가고 애들도 그냥 죽 따라오구. 참 생각하면 그게 기가 막혀. 애들이 셋이 죽 따라 오구. 그래 인저 밥을 이구 가고.
그 집 콩 심으면 내가 심어 줘. 마늘 심어 주고 또 팥도 심으면 밭을 갈으면 같이 심어 주고 보리도 비대. 또 보리 이삭이 아주 굵게 이만큼씩 패. 그 밀보리 거 그걸 그게 하나씩 주우니까 그 남자들이,
"아주머니, 이리 오세요." 하더니 낫으로 툭 쳐 줘, 거 보리를.
"아유 아녜요. 저는 보리를 주우러 댕기는 사람은 아니고 하도 아까우니까 이걸 주웠어요. 이런 거 하지 마세요. 아예 주지 마세요. 안 주워요, 나 그러면." 그러니까,
"괜찮아요."
"아 싫어요. 그러면 나 안 할란다."고 그랬어. 그래 주워다가 되 봤더니 많어. 한 말이나 돼. 그걸 찧었어. 그걸 찌구서 말렸다가 (낮에는) 할머니 없으니까 나 혼자 밥 해 먹고. 찌서 널고 또 하얗게 쪄 가지고 해서 말리고. 밀도 주웠더니 많어. 그래서 밀도 갈아서 체로 쳐서 해 놓고. 아 그래서 반찬(이 이야기에서는 밥이라는 의미)을 얻으러 가나? 내 노상 하니까 안 해 먹고. 그 집서 그냥 여름내 잘 해 먹고 해 줬어.
그러다 어떻게 우리 영감이 찾어왔네? 그래서 만났어. 그래 만났는데 뭐 울음도 안 나고 말도 안 나오고 그래애, 그때는. 그런께, 영감 그때 군병 나갔잖어? 그때 젊은 사람 하나도 없이 다 씰어 갔잖어? 저기 저 피난시켰지. 그래 나 혼자 나갔지, 저 오산으로. 그래 만났는데 그 집에서 참 나올 적에 쌀도 한 말 주고 반찬 다 해 주구 가주가 먹으라고 과자 먹으라고 애들하고 고상 많이 했다고 다음에 꼭 오라고 그래. 난리래서 쓸데가 없어. 이렇게 농사만 지어 놓고 간다고. 그 영감마누라가 울었어, 나 나올 적에, 나도 울고 그랬어. 그래 꼭 오라고 그랬는데 안 가지네? 안 가져. 콩이고 팥이고 많이 줄 건데 안 갔어. 다 죽었을 거야, 그 노인네들.
그렇게 살았어. 그래서 고상을 많이 했어요. 그래 얘기는 그거야.(청중:좋은 얘기 하셨네.) 그냥 반찬이고 뭐고 죄 얻으러 댕기는데 그런 건 안 얻으러 댕겼어.
죄 잊어버렸지. 그래도 애들을 안 잊어버려서. (청중:영감 만내서 얼마나 반가웠겄어?) 응, 반가운데도 영 말도 안 나와. 안 나와. 우스워 죽겠네. 말도 안 나오고, 아무 말도 안 나와. 그리 인저 많이 피난민이 나왔거든. 그래서 그리 찾아왔다고. 그래 그래 어떻게 만났어요, 글쎄. 아유, 좋더라고.
그때도 내가 돈을 넣고 참 돈을 넣고 갔어. 그때 돈으로 얼마냐 하면 십 얼말 넣고 갔어. 돈이 많다고. 그때는 참 많어. 다른 데다 못 가주 가고 이 팬티에다 주머니를 세 갤 달았어. 그래도 그런 약은 있어요. 세 갤 달아서 그거 번갈아 가며 빨어야 되잖어? 그래 거기다 돈을 넣고, 넣고 보따리 속에다 하나도 안 넣고 거기다만 넣었어. 그래서 그걸 도로 가지고 와서 뭐 그때는 쌀 사려야 살수가 있나? 뭐 돈 가지고도 못 사 먹잖어? 응, 못 샀어요. 다시 인제 영감 만나서, 돈 모아서 집도 죄 불타고 없어, 그럭하고 살았어. 하하하. 

- 비래동 현대아파트 경로당. 이봉순(여, 81)